많은 사람들이 '금융'과 관련된 업무의 대부분을 휴대전화로 해결한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금융 업무를 쉽게 처리할 수 있게 되면서 실제 은행을 찾는 경우도 점점 줄고 있다. 이런 변화에 맞춰 은행들은 지점의 수를 점차 줄여가는 추세이며, 오직 온라인에서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 전문 은행도 등장했다. 누구나 휴대전화에 금융 앱이 하나씩 설치됐을 정도로 '모바일 뱅킹'은 대중화됐다.

이런 변화에 맞춰 금융회사들은 더 이상 단순한 '자산관리' 서비스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고객들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휴대전화를 손에 쥐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고객의 경제활동 패턴을 분석해 개인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들의 일상에 자신들의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노출하며 더욱 친숙한 방법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확대하려 노력한다. 

많은 금융회사가 '어떻게 하면 고객의 일상에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인지' '어떻게 하면 자신들의 서비스를 더 자주 사용할 수 있을 것인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모바일 뱅킹 이용자를 성별과 연령에 맞춰 이해하고 분석하는 능력은 금융 회사가 갖춰야 할 중요한 역량 중의 하나가 되었다. 단순히 '우리의 좋은 상품'이 아니라, '당신에게만 딱 맞춘 상품'을 강조한다. 그만큼 금융회사들은 고객 맞춤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구축하는 일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제 용돈, 앱으로 주세요

이제는 부모님에게 용돈을 받아서 용돈 기입장에 또박또박 숫자를 적는 10대를 찾기 어렵다. 용돈을 받는 것 부터 사용한 기록의 관리를 모두 애플리케이션이 알아서 해주기 때문이다. 

젊은 청소년부터 20대의 'MZ세대'가 느끼는 '금융'은 80년대, 90년대와 다르다. 이미 1020의 젊은 세대들은 직장인들만의 관심사였던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1020이 주축인 인터넷 개인방송 플랫폼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10대들이 주로 시청하는 방송에서 '#주식' '#코인' '#NFT' 등의 해시태그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주식이나 암호 화폐의 차트를 보고 '익절' '손절' '존버' 같은 채팅을 주고받으며, 자신의 투자 기법과 수익률을 공개하기도 한다. 

하나은행 '아이부자'는 부모님과 함께 투자를 경험해 볼 수 있는 연계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나은행 '아이부자'는 부모님과 함께 투자를 경험해 볼 수 있는 연계 서비스를 제공한다.
KB국민은행 '리브 Next'
KB국민은행 '리브 Next'

'MZ세대'의 놀이터 '메타버스'와 'NFT'만 봐도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아직 '학생'임에도 'NFT' 작품이나 '메타버스' 캐릭터의 창작 활동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내는 '영앤리치'도 등장했다. 이미 만 7세 이상부터 18세 이하 청소년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그만큼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평균 나이대가 낮아진 것이다. 어릴 때부터 모바일 환경에 익숙한 MZ세대는 금융을 어렵게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놀이처럼 받아들인다.

'토스'는 만 7세에서 만 16세까지 사용이 가능한 청소년용 충전식 선불카드 '토스유스카드' 상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토스'는 만 7세에서 만 16세까지 사용이 가능한 청소년용 충전식 선불카드 '토스유스카드' 상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금융에 적용된 게이미피케이션. '퀘스트'&'랜덤 보상'

케이뱅크  원하는 목표 금액을 30일에서 200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케이뱅크 원하는 목표 금액을 30일에서 200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MZ세대뿐만 아니라 기존 금융 앱을 사용하는 일반 성인 고객들도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금융회사가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이미 많은 금융회사가 '기간제 자율 적금' 형태의 게이미피케이션이 적용된 상품을 서비스 중이다. 

사용자 입장에서 수익을 목적으로 한 투자 상품은 '손실'에 대한 부담을 느끼게 된다. 대신, 위험성이 없으며 안전하게 자산을 쉽게 모을 수 있는 '적금'은 진입장벽이 낮다. 기존의 적금 상품과 다른 점은 고객이 직접 자신이 원하는 금액과 목표 달성의 기간을 스스로 정할 수 있다는 부분이다.

이런 적금 상품은 '커피값 아끼기' '담뱃값 아끼기' '잔돈 모으기' 정도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사용하는 입장에서도 크게 부담되지 않는다. 처음에는 사소해 보이지만, 기간이 갈수록 금액이 모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고, 목표에 도달했을 때는 특정 이율까지 적용받을 수 있다. 

이를 통해 금융 회사들은 사용자의 자유로운 참여를 유도할 수 있으며, 경제 활동의 패턴이나 수준을 알아볼 수 있는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이런 상품들을 고객들이 어렵지 않게 받아들인다는 것이고, 그들의 브랜드를 일상생활에 자연스럽게 노출한다는 점이다. 

목표에 도달하는 즐거움' '보상 제시를 통한 참여 유도'의 게이미피케이션 매커니즘을 활용한 상품은 '카카오뱅크' 의 '26주 적금'이나 '저금통' 같은 상품이 가장 대표적이다.
목표에 도달하는 즐거움' '보상 제시를 통한 참여 유도'의 게이미피케이션 매커니즘을 활용한 상품은 '카카오뱅크' 의 '26주 적금'이나 '저금통' 같은 상품이 가장 대표적이다.
마치 모바일 게임의 일일 보상처럼 무작위 보상을 제시한다. 신한은행  / 케이뱅크
마치 모바일 게임의 일일 보상처럼 무작위 보상을 제시한다. 신한은행 / 케이뱅크
'주식 투자'에서도 더 재미있는 방법으로 진입장벽을 낮추려 노력하고 있다. KB증권  / NH투자증권
'주식 투자'에서도 더 재미있는 방법으로 진입장벽을 낮추려 노력하고 있다. KB증권 / NH투자증권

돈도 벌고 건강도 지킨다

'금융 게이미피케이션'은 다른 산업과의 융합을 통해서도 활발하게 사용된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피트니스' 앱과의 연동이다. 금융 상품 중에서는 피트니스 앱과의 연동을 통해 고객의 규칙적인 운동 생활 습관을 유도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꾸준히 건강을 유지하는 만큼 포인트나 특정 이율을 적용하는 상품들도 있다.

예를 들어 하루에 일정 거리를 걷거나, 정해진 운동량을 채우거나, 적정 체중을 유지한다면 더 높은 금리와 혜택을 적용하는 것이다. 이런 혜택은 고객 개인의 건강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국민 건강 증진, 저축 확대 등의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물론 피트니스 앱과 연동된 다른 산업 분야는 많지만, 금융 회사의 경우에는 '자산'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만큼 더 적극적인 고객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

특정 걸음 수에 따라 보상을 제공하는 서비스는 금융 회사에서도 많이 사용하는 서비스가 됐다. 토스  / NBD 어플
특정 걸음 수에 따라 보상을 제공하는 서비스는 금융 회사에서도 많이 사용하는 서비스가 됐다. 토스 / NBD 어플

이처럼 금융 회사들은 '금융 게이미피케이션'을 활용해 단순한 '자산 관리 및 운용' '투자' 의 서비스뿐만 아니라 고객의 일상에 밀접하게 파고들고 있다. 기존 금융회사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더 친근하고 재미있게 느껴지도록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으며, 고객들과의 커뮤니케이션 영역을 더 넓게 확대하면서 일상을 점유하는 시간을 점차 늘려나가고 있다.


새로운 조직 문화 구축과 교육의 활용

'금융 게이미피케이션'은 고객을 대상으로만 사용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금융 회사 내부의 직원의 기초 교육 훈련이나 역량 평가 등에도 활용된다.

금융 업계의 신입 직원을 대상으로 직무 능력 파악을 위한 게임을 제작하는 방식이다. 일반 채용 과정에서 활용되는 게이미피케이션과 구별되는 점은 '금융 환경'에 대한 이해나 지식을 중점적으로 파악하도록 설계되어 있다는 점이다.

적용 대상을 '금융 업계의 신입 직원' 처럼 구체적으로 특정한 만큼, 금융 회사의 신입 직원들은 게임을 통해 실제 금융 업무 및 다양한 실무 프로세스를 일부 경험할 수 있다. 회사는 게임으로 얻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입 지원자의 적합성을 평가하거나 실제 행동 특성을 파악하는 데 활용한다.

해외 금융회사 'DBS'의 'Joyful Journey'는 직원의 역량을 어떻게 개발할 수 있는지, 개인의 가치가 회사의 핵심 가치와 어떻게 부합하는지 등을 이해하는 활용됐다.
해외 금융회사 'DBS'의 'Joyful Journey'는 직원의 역량을 어떻게 개발할 수 있는지, 개인의 가치가 회사의 핵심 가치와 어떻게 부합하는지 등을 이해하는 활용됐다.

금융 게이미피케이션은 실무 직원들뿐만 아니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개발자를 대상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금융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은 실제 금융 업무에 대한 지식과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개발자들을 금융과 관련된 시뮬레이션에 참여시키고, 서로의 팀워크를 높일 수 있도록 교육한다.

작은 실수 하나에도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는 금융 업계의 특성상 세부 사항에 대한 확인과 업무 책임감은 매우 중요한 역량이다. 금융 앱 개발자는 단순 애플리케이션의 개발 능력뿐만 아니라 금융 시장 변화에 대한 적응력 및 유연성, 팀워크 등의 다양한 역량이 필요하다. 이런 이유로 '금융 게이미피케이션'을 활용해 금융 지식의 폭을 넓히고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금융 게이미피케이션'을 통해 고객들이 금융을 쉽고 재미있게 받아들이고 참여하는 것은 좋지만 보다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금융 회사들이 오직 '재미'라는 점만을 부각하고, 그 뒤의 위험성이나 충분한 정보 제공, 교육과 같은 과정을 생략해서는 안 된다.

특히 모바일 환경에 많이 노출된 채 자라온 'MZ 세대'는 금융 앱을 사용하는 것에 거부감이 없고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이에 맞춰 금융 앱의 시스템도 더 간편하게 바뀌고 있는데, 이에 대한 안전장치는 아직 미흡하다. '재미' 이전에 충분한 '교육'이 선행되어야 한다.

무료! 보상! 팡팡! 게임처럼 보이지만 투자는 기본적으로 '내 돈을 잃을 수도 있다'의 위험성을 이해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무료! 보상! 팡팡! 게임처럼 보이지만 투자는 기본적으로 '내 돈을 잃을 수도 있다'의 위험성을 이해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등록금 날렸어요!" '투자의 위험성'에 대한 충분한 교육과 인식이 없다면 피해를 보게 될 것이다.
"등록금 날렸어요!" '투자의 위험성'에 대한 충분한 교육과 인식이 없다면 피해를 보게 될 것이다.

금융 활동을 하나의 놀이처럼 가깝고 친숙하게 접근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그 위험성과 부작용을 '게임'이라는 장치로 교묘하게 가려서는 안 된다. 금융, 특히 '투자'는 게임처럼 포인트로 하는 것이 아니다. '금융 게이미피케이션'의 발전은 이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안전장치, 그리고 금융 교육이 함께 이루어져야만 지속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금융 게이미피케이션'은 분명 많은 가능성이 있고, 이미 해외의 많은 국가에서는 다양한 산업과 융합되어 사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금융 게이미피케이션'에 대한 인식도 부족하고, 이에 대한 전문 인력이나 제도적 장치도 부족한 상황이다.

누구나 금융 활동에 안전하고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는 '금융 게이미피케이션'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금융 기업뿐만 아니라 사용자, 그리고 업계의 특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이해할 수 있는 전문가들의 종합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