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중독'과 '셧다운제'
이제는 반골의 관점에서 메타버스의 어두운 미래를 그려볼까 한다.
'메타버스 좋지. 게이미피케이션 좋아. 게임도 좋ㅈ, 뭐 게임?'
멀리 나갈 필요도 없다. 최근의 이슈 '셧다운제'를 보면, 메타버스 역시 이런 규제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순 없겠단 생각이 든다.
'나는 현실을 포기한다. 그리고 나의 모든 삶을 메타버스에 태운다'의 상황, '현실을 포기한 채, 가상 세계에 빠져 죽음을 맞이하는 인간'의 모습은 영화와 게임에서 자주 등장한다.
현실을 포기한 사람들이 '메타버스 머신'에 누워서 가상 세계를 벗어나지 않는다. '통속의 뇌'가 되길 자처하며, 자신의 영혼은 클라우드에 저장한다. 공허함만 남은 현실은 이제 의미가 없다.
이런 '이세계물'에나 등장할 법한 상황이 메타버스의 미래가 되지 말란 법은 없다.
외부와의 교류를 완전히 단절하고, 오로지 가상의 공간에만 몰두하는 현상은 지금도 주변에서 흔히 있는 일이다. 삶의 일부분을 포기하는 '삼포' '오포'가, 훗날 아예 그냥 현실을 포기해버리는 '현포'로 진화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메타버스는 PC, 태블릿, 모바일의 모든 기기에서 접속할 수 있기 때문에 더 벗어나기 힘들 수도 있다. 특히 청소년은 '메타버스 중독'에 더 쉽게 노출될 위험이 있다. 말 그대로 '우리 애는 착한데, 그 메타버슨가 뭔가에 빠져서'가 나올 수도 있다는 거다.
미래에는 학교에 갈 필요도 없이 메타버스에서 수업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수업도, 일도, 노는 것도 모두 메타버스에서 하는데, 현실을 멀리하는 것이 문제 되진 않을까? 이를 막기 위해서 '셧다운제 시즌 2'가 시작되는 것일까?
현실의 무게가 가상의 세계보다 더 가벼워지는 세상이 오게 된다면, '매트릭스'의 유명한 인물이 다시 언급될지도 모른다.
애들 노는 곳에 어른이 왜?
'메타버스 특이점'을 맞이하는 이런 미래는 뇌피셜에서나 가능할 것이다. 정말로 그런 세상이 온다고 해도 또 그때가 되면 현실을 등지는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과 지원의 영역도 더 넓어졌을 것이다. '청소년의 메타버스 중독문제'가 사회문제로 떠오를 일도 없을 것이다. 이미 10대 청소년들은 메타버스를 떠나 다른 놀이터를 찾을 것이기 때문이다.
메타버스를 'MZ세대'(정작 당사자들은 그게 뭔 뜻인지도 모를) 관점, 미래에 메타버스를 맞이할 세대의 관점에서 접근해볼 필요도 있다. '로블록스'와 '제패토'를 사용하는 주 연령층은 10대다. 10대들이 메타버스 플랫폼에 빠지는 이유가 뭘까?
10대 친구들의 입장을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10대 청소년들은 왜 '카톡'을 놔두고 '페메'나 '디엠'을 보낼까? 왜 그들은 그들만의 메신저를 사용하는 것일까? 그게 그냥 단순히 유행이기 때문일까?
내가 10대였을 때를 생각해본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바로 어른들, 더 구체적으로는 부모님에게 내가 어떻게 노는지 들키기 싫어서다. 어른들에게 친구추가 메시지가 날라오면 10대들은 도망친다. 우리끼리 노는 판에 어른들은 간섭하지 않으면 좋겠다. 부모님을 정말 사랑하지만, 그래도 나의 사생활은 감추고 싶다.
'메타버스'라는 놀이터를 만드는 것은 어른이지만, 그 놀이터에 어른들이 보이면 아이들을 도망친다.
나는 모든 세대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최고의 메타버스' 같은 건 없다고 본다. '종토방'의 영웅들이 언급하는 메타버스란 지금의 '제페토'와 '로블록스' '마인크래프트'가 아니다. 지금보다 더 진화하고 발전한 메타버스를 기대한다. 바로 '돈이 될만한, 사람들이 돈을 쓸 수밖에 없는 메타버스'다.
애들이 노는 곳에 돈 많은 어른이 끼어들면 그 주도권은 옮겨간다. 판은 물갈이되고, 원주민은 떠나는 결말'이 내가 상상하는 메타버스다. 어른들이 관심을 보이고 들어와서 뭔가 하려고 하면, 메타버스를 가장 잘 이해하고, 만지고 놀던 젊은이들은 모두 떠날 것이다.
결국, 'K-메타버스'
사람 간의 교류가 줄어들고, 1인 가구의 비율이 점점 더 높아진다. 사람들은 현실보다 가상의 공간에 머무는 시간이 더 많아지고, 비대면 활동에 익숙해진다. 기업은 바로 이런 관점에서 메타버스를 접근한다. '인간의 활동 무대는 이제 가상의 공간으로 바뀔 것이다'라는 관점.
하지만 많은 전문가와 반골들은 현재의 기술력으로는 아직 멀었다고 하고, 메타버스를 이해하기 위한 지식이나 인식도 아직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문제는 이렇게 미흡한 상황임을 지적하더라도, 어떻게든 메타버스는 등장할 것이라는 거다. '돈을 쏟아부은 사람들의 희망'만으로 만들어진 메타버스는 온갖 형태로 갈라지고 변할 것이다. 그러면 결국, 한국에는 '한국형 메타버스' 'K-메타버스'가 등장할 것이다.
희망을 품고 투자를 한 사람들을 위한 메타버스는 그들에게 수익을 가져다 줘야하고, 기업이나 이익집단은 이제 여기에 들어간 돈을 회수해야 한다. 메타버스의 목적이 이렇게 된다면, 지금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적인 형태의 메타버스는 없을 것이다.
메타버스와 가장 잘 어울리는 게임을 생각해보면 쉽다. 모바일 K-MMORPG가 메타버스로 옮겨온다고 생각하니 아찔하다. 그래도 막을 순 없다.
몇몇을 제외한 거의 모든 게이머가 모바일 게임을 '빠칭코' 취급하지만, 기업은 그 '빠칭코'를 돌려서 최고 매출을 달성한다. 미래에 '메타버스 게임'이 나와도 크게 바뀌진 않을 것이다. 메타버스에서도 돈을 쓰는 것은 어른들이다. 이 어른들이 지갑을 열게 만들기 위해선 '뽑기와 강화와 합성'의 본질이 어떻게든 이어질 것이다. 욕을 아무리 먹어도, 기업은 돈이 되는 일을 한다.
게임만 그런 것도 아니다. 메타버스에서 움직일 때마다 광고창 팝업되어 내 아바타를 못살게 굴고, 지역과 지역을 이동하기 위해서는 15초짜리 광고를 보며 기다려야 한다. 또 '사람을 대신하는 아바타'가 아닌 '매크로가 대신하는 아바타'인 '봇'들이 내 뒤를 쫓아다니며 광고를 멘트를 열심히 띄운다.
결국, MZ세대는 다른 것을 찾아서 떠나고 어른들의 'K-메타버스'가 남을 것이다.
'K'만의 문제가 아니다. 메타버스의 세상이 온다고 해도, 결국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다. 현실에서도 사람이 모이면 온갖 잡음이 끊이질 않는다. '유니버스'에서도 인종, 종교, 차별, 범죄 등 온갖 갈등이 끊이질 않는데, 이를 뛰어넘는 '메타버스'라고 완전히 자유로울 순 없다.
메타버스도 자본과 얽히고, 권력이 작용하고, 이익집단이 생기고, 표면으로는 드러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갈등과 문제점이 싹튼다. 희망과 즐거움만 가득할 것 같던 메타버스에 '이데올로기'가 얽히기 시작한다. 여기에 지금까지 제시한 온갖 최악의 수가 진짜로 일어난다. 결국,'메타버스는 거품'이었다는 비극을 맞이한다.
여기까지가 반골의 관점에서 바라본 '메타버스 최악의 시나리오'다.
'로블록스'라는 이름이 국내에 알려지기까지 10년도 넘는 세월이 걸렸다. '로블록스'도 자신들을 대표하는 이름이 메타버스가 될 줄은 쉽게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기술이 발전하고, 시대의 흐름에 따라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고, 10대들의 관심과 유행이 맞아떨어지는 타이밍이 있었기에 지금의 '로블록스'가 있고 메타버스가 있다.
메타버스. 과연 이 버스의 운전사가 될지, 아니면 분위기에 휩쓸려 일단 타고 보려는 탑승객이 될지를 잘 생각해봐야한다. 모두가 달려든다고 해서, 나만 안타면 손해를 볼 것 같다는 조급함에 일단 뛰어들고 보는 것은 위험하다.
많은 이들의 꿈이 메타버스에 있지만, 거기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모두들 한없이 긍정적인 것만 이야기한다. 마치 메타버스 세상이 이미 온 것처럼, '해피버스'의 세상을 맞이할 것처럼 행복회로를 돌리고 있다.
지금은 좋지만 조금은 차분할 필요가 있다. 모두 너무 밝은 미래, 최선의 수만을 고른다. 종토방 형님들도 함부로 몰빵하진 않는다. 분할매수와 분할매도가 있듯이, 모두가 메타버스를 바라볼 때 조금은 멀리서 지켜보는 시각도 필요하다.
'뭐 이렇게 말도 안 되고 부정적인 이야기만 잔뜩 적어놨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내 의도는 성공이다. 반골의 관점에 바라본 메타버스가, 지금의 분위기가 딱 이렇게 느껴진다. 180도 돌려서 생각하면 된다.
'뭔 헛바람이 들어서 마치 메타버스의 세상이 온 것처럼 호들갑이야'가 반골이 바라보는 메타버스의 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