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미래를 함께 이끌어갈 수 있는 사람을 찾길 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유형의 직원이 기업의 미래에 적합한지' 기준을 정하고, 비교할만한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해야한다. 채용 과정에서 사용되는 게이미피케이션은 이 과정을 게임으로 풀어낸다.
1. 조직이나 팀, 혹은 개인 중 가장 높은 성과를 내는 직원들에게 게임을 시킨다.
2. 선발된 직원들이 플레이한 게임의 데이터를 종합하고 분석한다.
3.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직무에 특화된 하나의 표준 모델을 만든다.
4. 이제 우리 회사의 에이스들에게서 추출한 이 모델을 채용의 기준으로 정한다.
5. 채용 과정에서 게임을 플레이한 지원자 중, 표준 모델과 가장 비슷한 결과를 낸 지원자를 눈여겨본다.
6. 이 지원자가 채용될 경우, 실제로 표준 모델과 비슷한 신입사원들이 정말로 높은 성과를 냈는지를 분석한다.
한때 유행했던, '기획사 아이돌 평균 얼굴'을 만드는 과정과 비슷하다. 연예기획사마다 원하는 아이돌의 스타일이 있듯, 기업도 각 직무에 최적화된 데이터 값을 얻는 것이다. (아이돌의 경우엔 오직 '외모'만을 기준으로 삼지만, 직무에 특화된 데이터에는 더 많은 능력이 포함된다)
이 과정은 직원들의 데이터가 쌓이면 쌓일수록, '우리 회사에는 어떤 역량이 필요한지' '어떤 유형의 사람이 필요한지'의 표준 모델을 더 정교하게 다듬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기업은 그동안 스펙만으로 평가할 수 없었던 지원자들의 역량과 잠재력을 수치와 데이터로 접근해 볼 수 있고, 높은(실패할 확률을 낮추는) 예측 유효성을 확보할 수 있다.
기업 고유의 특화 모델을 정립하고, 이에 맞춰 지원자들을 채용하는 시스템은 헝가리의 '벤치마크게임즈'가 가장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실제로 해외 대기업의 사례를 통해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현재 '벤치마크게임즈'의 한국 서비스는 'STAR ELEMENT'가 독점권을 가지고 있으며, '한국게임화연구원'과 협력을 통해 많은 기업의 채용 과정에서 활용될 예정이다.
'벤치마크게임즈'의 게임은 '도토(Dotto)' '큐리오시티(CurioCity)' '멀티태스크(Multitask)' '퀴즈(Quiz)' '소토리(Sortory)' 총 5종이다. 게임은 '웹 게임'이나 '플래시 게임' 정도로 단순하다. 사전 지식이 전혀 필요 없으며, 게임에 익숙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쉽게 플레이할 수 있다.
'전략적 사고' 및 '계획 능력'을 알아보는 '도토'는 화면에 점을 찍어서 삼각형을 만들고, 이 삼각형으로 구조물을 설계해서 태양까지 도달하는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제한 시간 동안, 자신만의 방법으로 태양에 도달하기만 하면 된다.
태양에 도달하기까지는 다양한 장애물을 마주하게 된다. 이때 플레이어의 본능적인 행동은 모두 인공지능 기반의 알고리즘을 통해 계량적으로 측정된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원자의 문제해결능력, 창의력, 인내력 등을 알아볼 수 있다.
'큐리오시티'는 플레이어의 '분석적 사고력'을 요구하는 퍼즐게임이다. 제한 시간 내에 종이비행기를 목표지점까지 보내면 된다. 총 11가지의 레벨로 구성되어 있고, 레벨이 오를수록 다양한 장애물과 오브젝트가 등장한다.
레벨이 올라갈수록 맵의 구조를 파악하고, 길을 찾는 문제해결 능력과 적응력이 필요하다. 이 게임에서는 예상치 못한 요소들을 마주했을 때, 플레이어가 변수를 어떻게 다루는지 기록하고 측정한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플레이어의 사고와 행동을 분석하고, 업무습득력, 정보처리역량, 스트레스 대응력, 적응력 등을 알아볼 수 있다.
게임을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멀티태스크'라는 단어를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다른 일을 동시에 수행하는 것을 뜻한다. 이 게임은 3가지의 레벨로 구성되어 있다. 왼쪽은 저울 위에 떠 있는 공의 무게중심을 잡고, 오른쪽은 계산된 값을 찾는 1레벨. 손으로는 타이핑하고, 눈과 머리는 제시된 알파벳을 기억하는 2레벨. 왼쪽은 같은 색깔의 공을 클릭하고, 오른쪽은 방향키로 떨어지는 도형의 방향을 맞추는 3레벨. 각각 5분씩 총 15분 진행된다.
이 게임은 플레이어의 행동에 숨겨진 패턴과 과업 수행에 대한 상황 파악 능력을 분석한다. 이를 통해 학습 능력, 정보처리역량, 유연함, 전환 능력 등을 알아볼 수 있다. 집중력을 잃지 않고,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핵심인 만큼, 시스템을 빠르게 활용해야 하는 직업군에서 주로 사용하는 게임이다.
기업에서 꼭 필요로 하는 기본적인 지식과 직무능력은 '퀴즈'를 활용할 수 있다. 역량과 잠재력이 'Soft skill' 이라면 '퀴즈'는 'Hard skill'을 평가한다.
질문의 유형, 답의 형태는 기업이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번역 능력을 원하는 기업이라면 하나의 지문을 제시하고, 단어나 문장을 고르거나 직접 작성하도록 요구할 수 있고, IT 기업이라면 '다음에 들어갈 코드 중 알맞을 것을 고르세요' 혹은 '직접 입력해보세요' 의 문제를 제시해, 지원자들의 기본적인 지식을 확인해볼 수 있다.
'소토리'는 'sort'와 'story'를 합친 단어다. 단어 그대로 '분류'에 대한 역량을 평가하는 게임이다. 아주 단순하게 요약된 형태의 생산직 업무를 경험해볼 수 있다. 플레이어는 하나의 생산라인에서 밀려오는 부품 중에서 불량품을 골라낸다. 같은 종류끼리 분류하는 일종의 '검수 시뮬레이션'이다.
이 게임도 총 3가지의 레벨로 구성되어 있다. 레벨1 에서는 정상적인 부품은 놔두고, 불량품만을 골라낸다. 레벨 2에서는 같은 제품끼리 한곳에 분류한다. 그리고 레벨 3에서는 검수와 분류를 동시에 진행한다. 이 과정을 통해 플레이어의 업무습득력, 순발력, 업무정확도 등을 알아볼 수 있다.
게임의 플레이가 끝나면, 지원자와 기업은 각각 리포트를 받게 된다. 지원자에게는 어떤 부분이 강점인지, 그리고 개선해야 할 점은 어떤 것이 있는지를 간략하게 전달한다. 기업에 전달되는 리포트에는 지원자가 '우리 에이스들의 표준 모델' 과 어느 정도로 일치하는지를 보여주고, 지원자 각각의 역량을 도형 형태의 '레이더 차트'로 제공한다. 게임을 통해 산출된 지원자의 능력은 막대그래프로 세분되고, 지원자의 장점과 개선해야 할 부분을 설명한다.
'벤치마크게임즈'의 게임은 '잘한다 vs 못 한다'식의 성과나 목표 달성을 겨루기 위한 것이 아니다. 게임 플레이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행동이나 습관을 분석해, 지원자의 역량과 잠재력을 알아보는 것이 목적이다. 지원자는 검증이라고 생각할 필요 없이, 게임을 플레이한다고 생각하며 즐기기만 하면 된다. 수백 가지의 문항을 확인하고 OMR카드에 마킹하는 기존의 방식보다는 재미있을 것이다.
지금까지의 채용 과정은 지원자들의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검토하는데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비되었다. 그런데도 지원자는 자신이 공정하게 평가가 되고 선발이 된 것인지를 의심하고, 기업의 채용담당자는 자신의 판단이 객관적이고 정확했는지 확인하길 원한다.
이 과정에서는 편차의 문제도 발생한다. 즉, 지원자들이 자기 자신의 본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기보다, 채용 과정에 알맞게 포장된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면접관과 지원자 간의 '속이거나, 간파당하거나'의 결과가 과정이 채용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것은 기업과 지원자 모두에게 좋은 방법이 아니다. 이런 과정이 '부작용'이라는 것에 기업이나 취업을 앞둔 사람 모두 동의한다.
그래서 '벤치마크게임즈'는 스펙이나 경력의 유무와 상관없이, '기업에 필요한 역량을 갖춘 사람' '기업의 미래를 함께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춘 사람'을 찾는 과정을 '플레이'로 바꾸려는 것이다.
'당신도 모르는 잠재력과 역량을 모두 끄집어내서 평가하겠습니다. 각오하십시오 휴먼!'이 아니다. 단순히 스펙으로는 평가할 수 없는 지원자의 역량을 조금이라도 더 들여다보겠다는 것이고, 지금까지 내세울 방법이 없었던 신입 지원자들에게 기업에 어필할 기회의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기업에는 '이 지원자는 이런 부분이 강하고 이런 부분이 약하네요. 면접에서 이런 질문을 한번 던져보시는 것은 어떤가요?'를 추천해줄 수 있고, 게임을 플레이 한 지원자에게는 '당신은 이런 부분에 강점이 있고, 이런 부분에 약점이 있습니다. 이런 부분을 어필하고 부족한 부분은 보완해보세요'를 알려주는 역할을 할 뿐이다.
결과적으로, 기업과 지원자들을 기존의 정형화된 채용 경험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공정한 채용이 이루어질 것이다. 그 중심에 바로 '게이미피케이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