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알고 있는 메타버스는 메타버스의 전부가 아니다!

팬데믹 이후로 메타버스가 주목받고 있다. 많은 관심만큼이나 “메타버스는 거품이다!” 혹은 “메타버스는 실체가 없다!” 등의 논란도 함께 수반되고 있다. 메타버스라는 단어가 탄생한 지는 30년이 훨씬 넘었지만, 아직도 그 의미를 명확하게 정의하긴 어렵다. 

어떤 사람들은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처럼 HMD(Head Mounted Display) 같은 디바이스를 착용해야만 메타버스라고 정의한다. 흔히 말하는 가상현실이 메타버스와 동의어라는 것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메타버스의 가치를 디바이스가 아닌 '아바타'로 정의한다. 가상공간의 '또 다른 나'를 나타낼 수 있는 아바타가 존재한다면 그것이 메타버스라는 것이다. 제페토와 로블록스가 메타버스로 불리는 이유다.

또 어떤 사람들은 공간 자체에 집중한다. 어떤 행위가 현실이 아닌 디지털 공간에서 일어난다면 그것도 메타버스라 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렇기에 가상공간에서 만들어진 연예인이나 가상 인플루언서 역시 메타버스에 포함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처럼 메타버스를 정의하는 주장은 모두 다르다.


Digital transformation

메타버스는 많은 것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단순한 허상이 아닌, 실제로 우리 일상을 크게 바꾸고 있는 변화다. 현재 메타버스는 게임뿐만 아니라 디자인, 전시, 운송, 제조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되고 있다. 다만, 가상공간이라는 특성상 대중들에게 쉽게 인식되지 않을 뿐이다.

내가 생각하는 메타버스의 핵심 가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다. 현실에서 이루기 어려운 것을 가상공간으로 옮겨와서 변화하고 보완한다는 개념이다. 예를 들자면, 소셜미디어 형태의 제페토와 VRchat은 현실의 물리적인 공간의 제약을 초월하는 것이 목표이고, 엔비디아 옴니버스와 같은 산업 시뮬레이션은 비용적인 제약을 초월하는 것이 목표다. 또한, MS Mesh나 Spatial은 디지털노마드의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가상오피스 구축을 목표로 한다.

자율주행이나 로봇 보행 같은 머신러닝, 디지털 트윈 기반의 스마트 팩토리 역시 가상공간에 기반을 둔다. 가상공간에서는 현실에서 구현하기 어려운 환경을 구축할 수 있고, 다양한 변수를 제약 없이 적용할 수 있다. 이처럼 현실의 정보를 가상공간에 그대로 연동하여 운용시스템을 만드는 것 역시 메타버스다.

여러형태의 메타버스가 있지만, 중요한 것은 공간에 타당한 목적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제대로 활성화될 수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야 비즈니스 모델로 이질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를 생각하지 않는 메타버스가 난립하고 있다. 본질에 대한 깊은 고민 없이 '공간만 만들면 목적은 알아서 생겨나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의 결과물이 많다. 그리고 필요 이상의 자본이 투입된다. 이런 부정적인 결과들이 모이기 시작하면서 '메타버스 회의론'이 힘을 얻고 있다.


Social networks

일반 대중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메타버스는 제페토와 VRchat같은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이다. 과거에는 텔레프레전스(Telepresence)라는 단어로 불렸지만, 오늘날에는 메타버스라는 단어로 대체되어 보편화됐다. 가상 공간에서 서로의 아바타를 통해 사교활동을 하는 형태다.

다만, 소셜 네트워크 형태의 메타버스는 B2B가 아닌 B2C인 만큼 사용자의 리텐션 요소가 중요하다. 많은 사람이 '메타버스 구축은 온라인게임(온라인 게임은 이미 메타버스라 할 수 있다)보다 개발이 쉬울 것이다'라는 착각을 하지만, 메타버스는 유저들에게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해야 하므로 온라인게임 개발보다 훨씬 더 어려워질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UCC(User Created Contents) 시스템이다.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은 유저가 메타버스 안에서 자신만의 공간을 창조하고, 자신만의 아바타를 꾸미고, 자신만의 게임을 개발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개발사가 자체 제공하는 콘텐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시스템은 샌드박스다. 유저들끼리 서로 콘텐츠를 창조하며 즐길 수 있는 시스템이다. 로블록스나 마인크래프트 같은 게임이 샌드박스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VR Chat
VR Chat

MICE(Meetings, Incentives Travel, Conventions, Exhibitions/Events)

유니티는 매년 개발자 컨퍼런스를 진행한다. 2020년에는 팬데믹 사태로 인해 급하게 온라인 행사로 전환했다. 세션 발표는 '유튜브'나 '줌'과 같은 화상 스트리밍 시스템을 통해서 진행할 수 있었지만, 문제는 전시 공간이었다. 유니티는 '제페토'와 협업하여, 현실의 전시 공간을 가상공간으로 옮겼다.

온라인 전시 행사에서는 일반적으로 많이 적용하는 게이미피케이션인 스탬프 모으기를 적용했다. 가상공간에 참여한 유저들은 아바타를 움직이면서 전시 부스에 방문했다. 아바타를 통해 유니티 엔진으로 만든 게임들을 구경하고, 부스에서 모은 스탬프는 아바타가 착용할 수 있는 옷이나 가방 등의 아이템으로 바꿀 수 있었다. 행사가 끝난 후에는 아바타가 착용하고 있던 유니티의 기념품을 실물로 배송했다. 가상공간의 아이템이 현실의 기념품으로 바뀐 것이다. 메타버스를 활용한 게이미피케이션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Zepeto(Naver Z) Unite Seoul 2020 ZEPETO Map
Zepeto(Naver Z) Unite Seoul 2020 ZEPETO Map

Employee training

위험하고 비싼 장비를 다루는 산업 현장이 많다. 자동차 제조공장의 생산라인은 복잡하고 비싸다. 작은 실수 하나도 큰 손실로 이어진다. 건설 현장에서는 타워크레인 같은 중장비 운용 위험이 늘 존재한다. 그만큼 시행착오라는 것이 용납되지 않는다.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비용 손실이나 안전사고 등의 이유로 인해 산업 현장에 투입되는 인력은 충분한 훈련을 거쳐야 한다. 지금까지 이런 훈련들은 기존의 현장을 똑같이 재현한 물리적인 공간에서 진행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공간의 제약이 존재하고 많은 인원을 수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 그리고 여전히 위험하다.

이러한 직업훈련 공간을 디지털 가상공간으로 옮긴다면 물리적인 제약을 완화할 수 있다. 그리고 안전하다. 이 과정에 게이미피케이션 요소를 적용한다면, 직원들의 집중력도 높일 수 있다. RPG 캐릭터를 키우는 것처럼 경험치와 레벨 시스템을 도입하고, 훈련성과에 따라서 보상을 적용하는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이미 많은 제조 및 건설 산업에서는 이러한 가상 공간을 활용한 훈련 시스템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VR Factory Planning Simulation (Volkswagen)
LGSVL Simulator (LG)
LGSVL Simulator (LG)

Coworking spaces

최근 팬데믹이 끝나가면서 원격근무 지속 여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금융업이나 제조업 등 전통적인 산업에서는 원격근무에 회의적이지만, SW 및 콘텐츠 업계에서는 원격근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유니티의 경우, 재택근무와 사무실 출근을 혼용하는 하이브리드 형태를 도입했다. 

재택근무를 할 경우에는 화상회의 솔루션 Zoom을 주로 이용한다. 하지만, 화상회의만으로는 소통이 원활하게 되지 않는다. 커뮤니케이션에서 사람의 음성, 억양 등 언어가 차지하는 비율은 절반도 채 되지 않기 때문이다. 즉, 표정이나 제스쳐 같은 비언어적인 요소가 훨씬 더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요소라는 뜻이다. 따라서 화상회의 시스템만으로는 커뮤니케이션의 한계가 있다. 

하지만 메타버스 공간에서 아바타를 활용한다면 앞서 언급한 비언어적인 부분도 보완할 수 있다. 온라인 게임의 '감정표현'이나 메신저의 '이모지'의 역할을 아바타가 그대로 구현하는 것이다. 그만큼 서로 간의 커뮤니케이션은 훨씬 효율적으로 바뀐다. 

또한, 3D 오브젝트를 가상공간에 띄워서 함께 검수하는 등, 메타버스를 활용한다면 단순 화상회의 시스템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

Spatial
Spatial

Marketing

메타버스는 마케팅에서도 많이 활용된다. '디지털 쇼룸'이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자동차 전시를 예로 들어보자. 자동차 매장이나 전시장에는 많은 차들이 전시되어 있다. 하지만, 고객은 자신의 눈앞에 있는 한정된 색상, 한정된 옵션 구성 몇 가지만 확인할 수 있다. 나머지 내용은 인쇄된 카탈로그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차량을 구입하려는 고객은 종이로 인쇄된 색상 샘플을 보고 머릿속으로 상상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디지털 공간으로 옮긴다면 상상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고객은 훨씬 다양한 차량 색상을 직접 고를 수 있다. 색상뿐만 아니라, 휠, 선루프, 인테리어 등 다양한 옵션을 제한 없이 적용해볼 수도 있다. 마치 레이싱게임에서 다양하게 페인팅, 랩핑해보며 커스터마이징하는 것과 같다. 이처럼 자신이 원하는 취향을 제약 없이 구현해 볼 수 있다는 것이 바로 마케팅에서 사용되는 메타버스의 특징이다.

Virtual Motor show (Volkswagen)
Virtual Motor show (Volkswagen)

결론

위의 예시 외에도 훨씬 더 많은 종류의 메타버스가 산업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온라인 게임 등장 초기, 많은 게임이 성공과 실패를 반복했고, 이를 바탕으로 생태계가 자리 잡을 수 있었다. 메타버스 역시 앞으로 더 많은 형태로 등장할 것이고,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며 성장할 것이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사회 전반적으로 3D 가상공간에 대한 전환과 니즈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변화의 과정에서 더 많이 고민하고, 더 좋은 비전을 담은 메타버스만이 남아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것이다. 앞으로 메타버스 생태계가 밝고 올바른 방향으로 잘 정착되기를 희망한다.


오지현 유니티 코리아 에반젤리스즘 팀장
오지현 유니티 코리아 에반젤리즘 팀장

오지현 유니티 코리아 에반젤리즘 팀 팀장은 10여년간의 PC 온라인 게임 개발 및 서비스, 소프트웨어 개발 및 대학교에서의 게임 개발 강의 경험을 쌓아 2014년 유니티에 합류했습니다.

유니티에서는 에반젤리스트로서 개발자 커뮤니티와의 소통을 통해 유니티 기술과 노하우를 소개하고 그들의 난제를 해결하며,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 위에 실린 글은 게임화저널의 의견 및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영국의 게이미피케이션 매체 'Ludogogy'에 영문으로 송출되었습니다.

https://ludogogy.co.uk/what-is-the-core-value-of-metaver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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