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도시국가였던 로마는 급속한 영토 확장을 통해 지중해를 아우르는 대제국으로 거듭났다. 제국의 형성은 중장보병을 주축으로 이루어졌기에 로마와 점령지를 잇는 도로는 필수였다. 이러한 이유로 로마가 점령했던 곳의 길은 모두 로마로 통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까지도 그 많은 길은 점령의 주체였던 로마로 향하고 있다.
이처럼 강자는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활동을 빠르고 쉽게하기 위해 인프라와 네트워크, 커뮤니티를 구축한다. 하지만 강자의 철학과 가치관, 사명에 따라 구축된 시설이 누군가에게는 활동의 기반이 되기도 한다.
자연은 순환한다. 인간도 순환한다. 들이마신 숨을 내뱉지 못하면 죽고, 먹은 음식을 소화하지 못하고 배설하지 못해도 죽는다. 사회적 관점에서의 순환도 이와 비슷하다. 예를 들어 기업인이 경제를 바르게 순환하지 못한다면 존경받지 못할 뿐 아니라 기업은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사회적 순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업은 직원과 소비자, 사회공동체로 인해 존재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기업에서 운영하는 경제의 의미를 바르게 아는 기업인이라면, 사회적 책임을 인지하고 사회공헌에 힘씀으로써 사회적 순환의 주체로 인정받고 존경받을 것이다.
사회적 순환의 방법은 점점 더 많은 다양성이 요구된다. 복잡하고 다양해진 사회만큼 발생하는 문제도 다양하기에, 사회적 순환을 단순 일차적 순환의 관점에서 접근한다면 근원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즐거움과 동기부여는 큰 의미를 지닌다. 다양성과 함께 자발적 동기를 일으키는 재미 요소가 부가된 기획이어야 효과적으로 목적을 이룰 수 있다는 뜻이다. 아무리 좋은 사회적 공공 캠페인도 동기부여와 커뮤니티가 부족하면 지속적인 참여를 끌어낼 수 없다. 그렇기에 사회공헌에서의 게이미피케이션은 필수적이다.
얼마 전 '넷임팩트(스탠퍼드대 디자인싱킹 방법론을 접목하여 청소년 체인지 메이커를 양성하기 위한 사회문제 해결형 프로젝트 진행 단체)'의 커뮤니티에서 '폐의약품의 안전한 폐기처분 캠페인' 관련 글을 보았다.
무심코 버린 의약품이 하수구를 통해 하천으로 흘러가거나 일반 쓰레기와 함께 땅속에 매립되면 수질과 토양을 오염시키고, 이런 환경에서 자란 동·식물을 먹는 우리도 결국 몸에 항생제가 축적된다는 내용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폐의약품 수거통을 지급하는 것이었다. 환자가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약국에서 받을 때 폐의약품 수거통을 함께 환자에게 지급하고, 남은 약은 수거통에 담아 약국에 반납하는 솔루션에 대한 글이었다.
이 글을 읽자마자 내 머릿속에는 포켓몬빵 열풍이 떠올랐다. '폐의약품 폐기처분 캠페인과 같은 공공캠페인에 포켓몬빵 열풍을 활용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문득 일상에서 글이나 기사를 접할 때도 사회공헌과 게이미피케이션을 연계하고 있는 내 자신을 인식하며 약간의 희열을 느꼈다. 개인과 조직의 긍정적 변화를 이끄는 혁신적 도구인 게이미피케이션이 사회공헌과 연계될 수 있음은 물론, 동기부여와 실천과정에서의 게이미피케이션은 필수적임을 인식한 후부터 둘의 연계를 구상하는 것에 대한 희열감이었다.
무엇을 위한 주체적 사고를 하느냐에 따라 모든 길은 자신을 통해 대상과 연결된다. 당구를 처음 배우는 사람은 잠자리에 누우면 천장이 당구대로 보인다고 한다. 골프, 영화, 게임, 인테리어 등의 활동에 매료된 사람들에게는 그 활동이 즐거운 일상이며 몰입의 대상이다. 이처럼 일상과 몰입의 에너지는 방향성과 명분이 부가되면 언제든지 목적을 향해 달리는 자동차의 엔진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
포기하지 않고 연구하고 노력한다면 , 일상과 몰입의 에너지에 방향성과 명분을 부가시키는 주체는 누구나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게임화연구원 사회공헌연구소
한민영 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