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게임들이 재난교육용으로 게임화되어 개발 및 활용되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는 아날로그 카드게임(가루타, Karuta) 또는 보드게임(스고로쿠, Sugoroku) 같은 형식을 바탕으로 지역 지도 또는 과거 재난 에피소드 등을 바탕으로 한 재난교육용 게임들이 있는데, 여기에서는 "HUG"(Hinanjo Un-ei Game)라는 게임을 언급한다. 직역하면 '대피소 관리 게임' 정도이며, 이 게임과 관련된 해외 학술 논문(아날로그 HUG 게임을 디지털 앱으로 개발 관련)도 있을 정도이다.
재해 피난민을 위한 대피소는 일반적으로 일본의 자원봉사 재난 관리 조직, 즉 일반 시민들을 중심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이 게임에서는 지역사회에 있는 대피소 운영 방법을 배우는 데 중점을 둔다. 이 게임은 대지진이 예상되는 시즈오카 현의 한 공무원이 개발하였는데, 대피소에서 발생하는 사건들을 플레이어가 처리하도록 요청받는 일종의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재난 관련 이벤트들은 게임을 컨트롤하는 퍼실리테이터가 차례로 배포하는 카드들에 설명되어 있으며, 플레이어들은 제한된 시간 내에 응답을 논의하고 결정하게 된다. 즉, 재난 교육에 게임을 개발하여 활용하는 것인데, 재난 관련 내용에 대한 충실도(여기에서는 대피소 관리 등)는 해당 게이미피케이션에서 핵심적인 부분 중 하나이다. 게이미피케이션에서 현실에 대한 일정 수준 이상의 충실성을 유지하게 되면, 게이미피케이션에서 다루고자 하는 내용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촉진되고 참가자들의 몰입이 촉진된다.
▷ HUG 게임을 통해서 다루고자 하는 내용
- 매뉴얼을 읽는 것 만으로는 확실히 체득하기 어려운 재난의 이미지를 확립
(재난에 대해서 그 자리에서 적절한 판단을 할 수 있는가)
- 재난 정보를 정리하는 방법
- 대피에 대한 대응 방법
- 참여 그룹을 통하여 참가자들간의 의견을 공유하여 더 깊은 이해 추구
이는 기존 게임들의 프레임워크나 콘텐츠를 재난 교육용으로 변형 개발하여, 재난 교육에 적합하게 대체하고 가급적 기존 규칙은 크게 바꾸지 않는 접근 방식이다. 이런 접근 방식을 통해서 이점을 누릴 수 있는데, 우선 플레이어가 이미 과거 다른 게임들의 규칙에 어느 정도 익숙하기 때문에, 플레이어에게 규칙을 설명하는 데 필요한 시간과 노력을 절약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일반 사람들이 게임 디자인에 익숙하지 않더라도 목적에 맞게 게임 콘텐츠를 맞춤화할 수 있게 된다.
일반 시민들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대피소 뿐만 아니라, 일본의 재난 교육은 어느 정도 상향식 성격을 가지고 있고, '참여'와 '자율성'이라는 게이미피케이션 측면과도 잘 맞는 부분이다. 이와 별도로, 자발적인 재난 조직 구성원들은 지역 사회의 재난 관련 역사와 지식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게임을 개발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동현 한성대학교 지식서비스&컨설팅대학원 겸임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