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국제 게임기반 학습 저널 (International Journal of Game-Based Learning)에 2022년에 게제된 "The Gap Between Korean Esports and Educational Gaming"(한국 이스포츠와 교육용 게임간의 격차) 논문 내용을 기반으로 하였습니다. 해당 논문의 저자들은 미국 아이다호州 공립대학인 보이시 주립대학(Boise State University)의 교육공학 및 이스포츠 교수들입니다. 해당 논문에서 '교육용 게임' 또는 '기능성 게임'을 '게이미피케이션'으로 치환하여 분석해도 크게 무리가 없다고 생각되어 아래 글에서는 '게이미피케이션'으로 언급합니다.
게이미피케이션 시장에 대해서 생각하던 중에 최근에 흥미로운 논문을 발견하게 되어서 공유하고자 한다. 이에 대한 독자들의 다양한 의견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게이미피케이션을 퍼블리싱하고 활용하는 것과 관련하여, 다른 선진국 대비 많이 뒤쳐져 있다는 연구들도 있지만, 비디오 게임에 대한 한국인의 관심은 아주 높다. 여러 문화적, 사회적, 기술적 요인들 때문에 이스포츠는 한국 문화에 상당한 힘으로 자리 잡았고, 문화체육관광부의 상당한 지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를 포함하여 게이미피케이션 채택에 저항하는 것 때문에(** 일반화 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는 게이미피케이션에 대한 관심과 커리어로서의 비디오 게임에 대한 관심 사이에 상당한 간극이 생겼다. 여러 요인들이 있지만, 관련 정부 부처의 지원 없이는 한국 게이미피케이션이 크게 앞서나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오랜 동안 이스포츠에서 무적의 강자로 여겨져 왔지만, 게이미피케이션의 성장은 미국, 덴마크, 영국 등 서방 국가들에 비해 크게 뒤쳐져 있다. 여러 연구 결과 게이미피케이션은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기능성 게임'에 대한 정부 지원이 있었지만 한국에서 (특히 교육 분야에서는) 유효하게 자리를 굳히지 못했다. 프로게이머를 커리어와 산업으로 수용하여 한국에서 이스포츠를 주류로 이끌었지만,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서의 게임과 "활용 방법"으로서의 게임 사이에는 예상치 못한 간극이 있다.
한국 문화체육관광부는 이스포츠를 대대적으로 채택하여 비디오 게임에 대한 한국인의 관심을 바꾸는데 성공적이었지만, 게이미피케이션 지형을 의미있게 변화시키기 위한 정책이나 영향력이 부족했다. 게이미피케이션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러한 간극을 줄이는 것이 한국에도 도움이 될 것이며, 이스포츠가 한국 문화와 상호작용하였듯이 게이미피케이션도 다양한 환경에 통합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에서 게이미피케이션이 실패(failure)했던 것은 문화적, 구조적, 경험적, 경제적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게이미피케이션에 대한 긍정적인 문화적 영향에 대한 변곡점이 부족해서, (이스포츠만큼) 게이미피케이션으로 명성을 얻고 성장하기 어려웠다.
한국의 공통된 문화적 태도도 게이미피케이션에 대한 저항 요소로 작용했다. 1991년 Hofstede의 연구에 따르면, 한국은 불확실성 회피지수(Uncertainty Avoidance)와 장기 지향성 지수(Long-Term Orientation)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국가 중 하나였다. 높은 불확실성 회피지수는 문화가 형식적이고 구조화되어 있으며, 결과를 알 수 없을 때에 행동하려는 의지가 적음을 나타낸다. 또한, 장기 지향성 지수는 가부장적이고 연장자를 존경하여 근면과 교육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는 문화에 더 높은 점수를 부여한다. 이러한 지표는 한국 사람들이 결과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인내와 노력을 나타내며, 전통적인 방식을 잘 수행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특히 수학 및 과학 교육에서 높은 점수를 보이는 한국의 교육 시스템(2019년 OECD PISA 시험 데이터)으로 나타난다.
그렇지만 이것만 가지고, 북유럽 국가(특히 핀란드)들은 훨씬 낮은 불확실성 회피지수와 장기 지향성 지수 하에서도 한국과 유사한 결과를 보이기 때문에 충분한 추론 근거가 되기는 어렵다. 높은 장기 지향성 지수는 한국 시스템의 성공에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지만, 높은 불확실성 회피지수는 전통적인 방법 대신에 게이미피케이션과 같은 방법들을 개발하는 것을 선호하는데 주저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러한 경직성을 주요 원인으로 언급하는 연구 결과들도 있다.
※ 이 논문에서는 아래의 한국게임학회 논문들을 적지 않게 인용하였으니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1) "국내 교육용 기능성게임 활성화를 위한 해외 사례 연구" (서울교육대학교 권정민 교수)
(2018.12)
2) "한국 교육용 기능성 게임의 역사와 발전 방향 고찰" (전주대학교 윤형섭 교수)
(2020.8)
한국 정부의 무관심으로 인하여, 한국에서 게이미피케이션을 개발했지만 시장이 부족해서 상업적 성공을 거두지 못했던 문제를 일으켰다고 말한다. 교육용 게이미피케이션을 예로 들자면, 구매자 부족은 주로 교육부나 지역 학교들이 교실에서 사용할 게이미피케이션을 구입하기 위한 자금 제공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는 게이미피케이션에 상당한 자금을 투자하고 활용하는 미국의 학교와 대조적이라고 한다. 미국은 게이미피케이션을 동기 부여와 참여를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서 교사나 학부모 등 다양한 관심을 촉발시켰으며, 이스포츠와 마찬가지로 이를 게임의 확장으로서 장려하여 게임 문화의 새로운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또한, (역설적이게도) 한국이 성공적인 비디오 게임의 주요 생산자가 아니기 때문에, 게이미피케이션을 만들려는 노력을 방해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2020년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비디오 게임 지출은 한국에서 만든 비디오 게임의 총 수출액의 거의 2.5배에 달하며, 이는 한국 게이머들이 한국 제작사의 게임보다 수입 게임 구매에 훨씬 더 관심이 있음을 나타낸다.
심지어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이스포츠 게임들도 한국 비디오 게임 회사들에서 만들기도 했지만, 그보다 수입되어서 현지화된 것이 더 많다. 추가로 한국 비디오 게임 지출에서 PC 게임은 월등히 높으나 모바일 게임의 경우에는 수출액이 높다. 이것은 한국 게임 회사들이 이스포츠와 같이 더 많은 지역적 관심을 가질 수 있는 PC 게임보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모바일 게임 제작에 집중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또한, 한국에서 게이미피케이션을 더욱 개발하고 퍼블리싱하기 위해 정부 자금이 있을 수 있지만, 전반적인 현재 한국 게이미피케이션 시장은 매우 제한적이다.
위 한국게임학회 논문에 따르면, 한국에서 교육용 MMORPG 초기 실패가 기능성 게임(게이미피케이션)이 초등교육 이상으로 성공하지 못하도록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따라서 한국인들은 이러한 노력과 자금을 투입하고 실망하여, 미래의 게이미피케이션에 대한 열망에 대해서 까다로워졌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특히, 한국은 외국에서와 같이 광범위한 성공을 거둔 게이미피케이션이 없는 국가가 되어 버렸다고까지 한다. 예를 들면, (게임화저널 기사 "기후 트레일 게임"(2023. 5. 17)에서 언급된) 오레곤 트레일(Oregon Trail)과 같은 게임을 통해서 미국에서는 밀레니얼 세대들로 하여금 게이미피케이션에 대한 광범위한 지원 기반을 형성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하였다.
연구에 따르면 디지털 게임을 더 많이 해본 사람들은 교육 등 여러 분야에서 게임 사용을 더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이미피케이션에 대한 국제적인 문화적 태도의 차이를 비교하는 연구가 부족하기는 하지만, 게이미피케이션의 성장이 가장 높은 국가는 미국, 인도, 중국이라고 하며, 이 국가들은 지난 10년 동안 이스포츠 성장도 상당하였다.
한편, 게이미피케이션을 통한 수익 예측은 아프리카, 동유럽 및 라틴 아메리카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고 한다. 반면에, 비디오 게임 플레이 발전이 높은 일본과 한국은 국제적으로 성장하는 게이미피케이션 시장에서 대표성이 없었다.
게이미피케이션에 대한 태도의 문화 간 비교는 현재 연구에서 대부분 빠져 있지만, 많은 연구에서 교사, 부모 및 학생의 태도를 조사한 것들이 있다.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의 유아 교육에서 게임에 대한 부모의 태도를 조사하여 보호자가 게임이 가져다주는 동기 부여 증가에 흥분했지만, 전통적인 학습에 대한 관심이 상실될 가능성을 우려했다고 한다. 반면 오스트리아, 캐나다, 터키, 미국 등에서는 게이미피케이션 사용에 대한 약간의 두려움이 있기는 하였지만 관심 패턴이 더 증가하였다고 한다.
한국은 수많은 챔피언십 팀을 배출하는 세계에서 이스포츠의 핫스팟 중 하나로 간주된다. 이는 한국 인구의 성장과 이스포츠 수용에 기여한 문화적, 경제적 요인과 관련이 있다. 빠른 인터넷 속도와 같은 인터넷 접근성, PC방 확산, 기술역량, 사회적 관심도, 미디어 홍보, 여러 기업 후원 등이 한국 이스포츠의 발전을 이끌었으며, 문화체육관광부 지원 등으로 한 때 이스포츠가 마치 국민 스포츠처럼 활성화되기도 하였다. 물론 한국에서 이스포츠의 성장이 정부 지원에 의해 일어났다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을 것라고 한다.
그러나, 게이미피케이션에 대해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없었다. 교육 분야를 예로 들면, 한국인들은 대개 한국의 교육 시스템이 게이미피케이션이 없이도 성공적이라고 생각하며, 국제 테스트 결과를 근거로 들고 있다. 한국 교육을 변환시키기 위한 성공적 노력들은 기술 교육과 계산적 사고 커리큘럼에 중점을 두어 왔으며, 고등 교육에서 게이미피케이션을 포함시키는 것을 고려하지 않아왔다.
이런 더딘 게이미피케이션 채택에는 한국의 문화적 태도가 중요한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정부 자금 지원 부족 및 상대적으로 작은 한국의 게이미피케이션 시장이 다른 선진국들과 대비하여 침체의 가장 큰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즉, 한국의 이스포츠 또는 비디오 게임에 대한 높은 관심과 한국의 게이미피케이션과는 직접적인 연결이 존재하지 않는다.
(한국 이외에) 유럽 연합 국가들과 같이 주목할 만한 이스포츠 프로그램이 있는 거의 모든 국가들에서는 게이미피케이션에 더 큰 관심을 보여왔다. 특히 이스포츠와 학문 등 모든 분야에서 높은 성과를 보이는 북유럽 국가들의 게이미피케이션에 대한 관심을 살펴보면, 게이미피케이션이 참여, 동기부여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 그것을 성공적인 새로운 방법으로 생각하고 있다.
한국 이스포츠를 둘러싼 향후 연구는 하스스톤(Hearthstone), 도타2(Dota 2)와 같은 다른 게임들에서는 그다지 높은 성과가 없는데, 스타크래프트(Starcraft) 및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s)와 같은 특정 게임들에서는 지배적인 경향을 보이고 있다. (논문의 2021년 자료에 의하면, 이스포츠 상금풀 1위는 도타2 (34.3 백만달러), 그 다음에는 포트나이트(30.4 백만달러), 리그 오브 레전드(6.4 백만달러) 이다.) 일부 게임에서 다른 게임보다 성공할 수 있는 수학과 과학에 대한 한국 학생들의 교육적 능력과의 관련이 있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비디오 게임 습관과 일반적인 문화적 태도에 따른 국가들 간의 게이미피케이션에 대한 비교 연구이다. 이를 통해서 일부 국가가 다른 국가보다 게이미피케이션에 더 큰 관심을 보이는 이유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습니다.
근거로 참조하는 내용들이 한국의 아주 최신 상황을 실시간으로 반영하였다고 보여지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이렇게 국제적 관점에서도 비정상적인 게이미피케이션 분야 격차를 단순히 한국의 특수성으로만 치부하기에는, 이제 글로벌화 및 디지털화를 감안했을 때에 맞지 않다고 본다. 특히, 일본과 같이 디지털화가 정체되고 인구 감소에 따라서 잃어버린 30년을 겪고 있는 국가와 (기록적인 저출산을 겪고 있는) 한국이 게이미피케이션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분류되고, 아시아에서 중국, 인도 등에서의 게이미피케이션 시장의 급부상에 대해서 진지한 고민과 성찰이 필요할 때이다. 말로만 신사업, 글로벌, 디지털, 변화 등을 외칠 것이 아니라 한국 스스로부터의 개선이 먼저이다.
이동현 한성대학교 지식서비스&컨설팅대학원 겸임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