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한성대학교 지식서비스&컨설팅대학원에서 게이미피케이션을 강의하고 있는 이동현 겸임 교수를 만나 짧은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Q. 지난 1년간 게이미피케이션 수업을 하면서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은?
첫 수업임에도 생각보다 많은 원생분들이 신청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워낙 게이미피케이션 분야가 방대하고 관점이 다양해서, 1-2개 수업으로 많은 것들을 다 설명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게이미피케이션이 상대적으로 낯선 개념이고 특히 한국에서 언급되는 게이미피케이션과 달리, 유럽 선진국에서 활용하는 내용들을 바탕으로 하다 보니 더 새롭게 느껴지고 어렵게 느껴졌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본보다는 당장의 쉽고 소화하기 편한 간단한 사례 위주로 찾으려는 경향도 있었습니다. 게이미피케이션은 비게임 컨텍스트에 게임 요소들을 적용하고 융합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모든 케이스들에 있어서 컨텍스트가 동일할 수가 없습니다. 이런 점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아서 아쉬웠습니다.
Q. 학생들이 주로 기업에 다니시는 분들인데 게임화를 어려워하는 공통적인 것이 있을까요?
다들 게임을 해 본 적이 없다. 갑자기 뭔 게임이냐 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게임이라고 하면 어렸을 때 접하고 잊어버렸거나, 치열하고 진지한 사회에서 정신없이 살아가면서, 게임이라는 것은 따로 게임을 하고 놀아야 접할 수 있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게이미피케이션이라는 관점에서 실생활이나 비즈니스의 많은 것들이 연관되고 대입될 수 있으며, 게임에서 사용하는 기술이나 요소들을 응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여전히 일부 낯설 수는 있지만) 새로운 관점을 알게 됩니다.
Q : 새로운 관점이라고 이야기하셨는데 구체적으로 한 가지 정도를 알려주세요.
일부 원생분들은 (비록 기초적이거나 작더라도) 이렇게 회사 현업에 적용해 봐야겠다고 하셔서 실천하신 분도 보았고, 어떤 분들은 관련 참고 자료나 서적을 직접 구매해서 읽어보시면서 회사의 디지털 전환 적용에 활용할 수 있겠다는 관점이 생기는 것을 보았습니다.
Q. 1년간의 수업 과정을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우선 첫 학기에는 히어로즈북 출판사에서 22년도에 발간한 2권의 게이미피케이션 전문 서적인 ‘게이미피케이션 – 변화를 위한 최고의 엔진’, ‘인피니트 게이미피케이션 – 끝까지 팀을 동기부여하라’ 를 가지고 수업을 하였습니다. 전반부에는 첫 번째 교재를 위주로 하고, 후반부에는 두 번째 교재를 위주로 하였는데, 중간에 질문들에 대하여 간단한 해외 사례 등을 추가하였습니다. 그리고 기업조직,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하는 실제 게이미피케이션 기획개발 케이스를 바탕으로 분석 보고서 작성을 하였습니다.
두 번째 학기에는 좀 더 디지털 전환에 맞추어서 게이미피케이션 요소들에 집중하였습니다. 게임 메커니즘, 주요 게이미피케이션 요소들을 바탕으로 간소화된 게임스톰 규칙을 바탕으로 실제 팀별 실습 및 발표를 하였습니다. 이는 2가지 가상의 비즈니스 케이스를 바탕으로 게이미피케이션 적용을 하기 위하여 사전에 게임스톰 템플릿으로 정리해 보고 활동 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는지 였습니다. 그리고 실제 우리나라 기업들도 고민해 볼 만한 가상의 비즈니스 케이스에 대해서 게이미피케이션 관점에서 분석 보고서를 작성해 보도록 하였습니다. 게임스톰은 네덜란드 게이미피케이션 전문가이며 ‘게이미피케이션 – 변화를 위한 최고의 엔진’ 서적의 원 저자이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대학원 게이미피케이션 강의도 했던 바트 후펜이 정리한 방법 체계입니다. 게이미피케이션으로 개선하고 변화시키고자 하는 케이스에 대해서 장기 목표와 도전 과제들을 설정하고 이에 대한 양면을 정리하여 가급적 정량적으로 기대효과를 정리하는 것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게이미피케이션 기획을 할 수 있는 토대가 됩니다. 실제로 위 서적에도 어느 정도 소개가 되어 있습니다. 추가로 몇몇 실제 게이미피케이션 해외 사례들을 소개하여 분석하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Q. 중고교의 학생들 중에 게임을 배우려고 하는 학생이 많은데 게임 개발교육과 게임화 교육의 차이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제가 게임 개발로 커리어를 시작한 것이 아니라서 게임 개발교육에 대해서 단언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게이미피케이션 전문가들이 게임산업에서 활동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도 상당수입니다. 왜냐하면 게임과 비게임 분야가 융합되기 때문인데요. 게임화 교육이라고 하면, 게임 교육과 비게임 교육 양쪽이 다 필요하기 때문에, 게임 개발교육보다는 어찌 보면 더 방대하고 어렵다고 봅니다. 비게임 쪽도 워낙 여러 분야들이 있기 때문에 다 깊이 알기도 어렵습니다. 마치 투자하는 사람들도 자신이 잘 아는 상품이나 섹터가 있듯이요. 그래서, 협업을 기반으로 하되, 협업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타 분야를 이해할 수 있는 소양과 지적 능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Q. 올해 가을에 시작되는 과정에는 무엇을 배울 수 있나요?
소수의 주제를 정해서 이를 기반으로 게이미피케이션 기획개발을 직접 해보고 프리젠테이션 하는 방식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지속가능성, 문해력, 헬스케어 등 몇몇 분야들이 해당될 것 같습니다.
Q. 게이미피케이션 분야에서 한국이 가능성 있는 영역은 어디라고 보시는지? 한국의 게이미피케이션 시장이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사실 가능성은 다 있습니다. 그렇지만 게이미피케이션이 방대한 융합 분야이고, 이에 대한 연구나 리서치가 많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한국이 응용이나 추격에는 강해도 본질적인 측면에서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부족하더라도 자꾸 시도해 보고 응용해 보면서 본질적인 지식이나 기술도 쌓아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Give-and-take라는 말은 다 아실 겁니다. 또한 음식도 많이 먹어봐야 더 잘 만들 수 있는 것이고요. 남의 것들도 많이 써보고 해야 어떻게 개선하고 정립할 수 있는지가 보이는데, 한국에서는 너무 ‘K’, ‘우리 것’만의 일방적인 표준과 방향만을 추구하는 점이 여러 가능성을 오히려 제약하는 것 같습니다. 입장을 바꿔서 외국 사람들 입장에서 이것이 어떻게 보일지 곰곰이 생각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아는 게이미피케이션에 종사하는 외국 분이 그렇게 얘기하더군요. 한국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분인데, 한국에는 큰 게임사들도 있고 게임 시장 규모도 세계 4위권 정도이고, 산업도 여러 대기업들을 포함하여 많은데, 이렇게 게이미피케이션이 없는 것이 이해가 안 간다고 하더군요.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게임은 나하고 상관없다와 같은 선입견, 글로벌 트렌드와 비추어 갈라파고스처럼 따로 노는 게이미피케이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게이미피케이션은 상당히 크고 작은 여러 분야의 사람들의 협업과 융합을 기반으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한국의 기존 성장 메커니즘 (예를 들면, 어떤 분야 기업을 몇 개 키우겠다. 몇몇 대기업 중심의 피라미드 식 지배적 시장 주도 등)으로는 쉽지 않은 분야이긴 합니다.
Q : 쉽지 않은 분야에 뛰어 들어서 하시고 싶은 일은 어떤 것이 있나요?
게이미피케이션은 게임을 기반으로 하지만, 실제로는 여러 응용 산업들과 실생활 분야들을 들여다보게 되는 대안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글로벌 수준의 게이미피케이션을 좀 더 연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여러 산업들과 분야들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비즈니스를 자문하고 돕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간단한 인터뷰를 마치고 정리하면서
게이미피케이션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지 한국도 10년이 넘어가고 있다. 최근 메타버스의 열풍이 불면서 게이미피케이션이라는 개념이 다시 부각되었다. 해외에 많은 전문가들은 ‘Metaverse is Real Gamification’이라고 했다. 가상공간에서 그만큼 게이미피케이션의 설계와 기획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게임 메커니즘들은 우리에게 동기부여를 제공해 주고 적극적인 참여를 시킨다. 이 만큼 사람들에게 자율적으로 참여하게 만드는 좋은 방법이 많지 않다.
지금의 시기는 단절의 시대, 고독의 시대이다. 많은 곳에 접속해 있지만 고독이 때때로 밀려온다. 게이미피케이션은 두꺼운 단절과 고독의 벽을 허물어 주는 좋은 도구다. 여러 곳에서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라고 외친다. 과연 디지털 생활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그것은 게이미피케이션 이다. 우리는 이 도구를 제대로 알고 응용하여 우리의 삶 영역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게이미피케이션의 배움과 응용과 연구가 더 많아지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응원하면서 인터뷰를 마친다.
이동현 님은 서울지역에서 중소벤처기업부의 지원으로 유일하게 개설된 컨설팅대학원인 한성대학교 지식서비스&컨설팅대학원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게이미피케이션) 과정 겸임 교수를 역임하고 있습니다. 오랜 기간 동안 금융권에서 근무하였고, 이런 경험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국내외 기업 비즈니스와 융합하여 해외 게이미피케이션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미국 뉴욕대학교(NYU)에서 MBA 과정(Finance)을 마쳤습니다.
대담 및 정리= 게임화저널 김태규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