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freepi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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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보다 훨씬 이전에 해외에서는 꽤 오래전부터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채용 시장이 성장해왔다. 처음에는 이력서 내용들을 필터링하고 분석해주는 수준이었는데 아래와 같은 추세들이 있어왔다. 참고가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AI 안면인식

미국에서 십수년전부터 성장해왔다. HireVue라는 회사를 필두로 해서 Modern Hire, Spark Hire, myInterview, Humanly.io, Willo, Curious Thing, VCV 등 무수히 많은 회사들이 있을 정도이다. 인공지능과 카메라를 기반으로 지원자의 얼굴 움직임, 단어 선택, 말하기 음성 등을 분석한 후에 자동으로 '채용 가능성 점수'를 생성하여 다른 지원자들과 비교 순위를 매겨주는 식이다. 또한 전화 인터뷰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제품도 있어서, 목소리와 답변이 자동심사 도구를 통해서 분석되기도 한다. 과거에 꽤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사용을 했었고 여전히 사용하고 있는 곳들도 많다.

 

그러나, 아래와 같은 문제점들도 나오고 있다.

미리 요령을 알 수 있다

일정 정도의 간단한 이해나 일부분에 대한 데모 경험은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테스트 내용들이 계속 공개되면서 지원자들을 그 테스트만을 위한 회피 요령에 집중할 동기가 생기게 된다. 실제로 일부 대학들은 이러한 알고리즘에 대처하는 방법들(면접 기계를 현혹시키는 기술)을 가르치기도 한다.

 

(AI 화상 면접에서 어떻게 대처하는가. 이 외에도 수많은 자료들이 넘쳐난다.)

 

** 요령은 알 수 있지만, 지원자들이 평가를 수행하고 나서 이에 대한 피드백을 받지는 못한다.

 

얼마나 과학적인가. 그리고 차별 관점

인공지능과 같은 첨단 기술과 여러 연구 자료들을 활용하여 만들었을 것이지만, 인공지능 연구자들 사이에서 '블랙박스'라고 생각하는 등, 이에 대한 비판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아직까지는 근로자들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의 이면과 심리에 대한 이해가 얼마나 충분하며, 이를 해당 도구에 잘 반영이 되는지 여부에 대한 수많은 반론과 논쟁도 있다.

 실제로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EPIC(Electronic Privacy Information Center)은 미국 연방 거래위원회(Federal Trade Commission)에 위에서 언급한 AI 영상 채용회사의 지원자 얼굴과 목소리에 대한 기술에 대해 불공정하다고 제소하기도 했다. (참고: 워싱턴 포스트 기사, 2019.11.6)  생체인식 데이터 수집 관련 개인정보보호, 그리고 지원자가 자신의 이러한 개인 데이터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등에 대한 이슈, 이로 인해 성별/인종/신경과학적 차이 등에 대한 차별적인 고용 관행 우려 등이 포함되었다고 한다. 

  미국 일리노이 주에서는 19년 1월에 고용주가 지원자 및 규제당국에 AI 영상 인터뷰 시스템의 작동 방식을 보고하도록 강제하는 법안이 제출되기도 하였다. 

 

실제로 이런 문제들 때문에 아직도 여러 대기업들이 활용하지만, 골드만 삭스와 같은 투자은행들은 인터뷰 시스템만 활용하고 AI가 생성한 평가 자료는 활용하지 않기도 한다. 그만큼 '인간적인 요소'가 중요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AI 얼굴 인식 면접의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는 HireVue는 21년도에 시스템에서 얼굴 인식 툴을 제거했다(아직도 AI 영상 면접 서비스는 있다). 자체 연구 결과 대다수의 직업과 산업에서 시각적 분석이 알고리즘 평가에 있어서 직무 성과와 상관관계가 훨씬 낮다고 결론을 내렸고, 앞으로 채용 전 알고리즘에 시각적 분석을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미국 뉴욕시도 최근 채용에 대해서 사용되는 알고리즘에 대한 '편차 감사(audit)'을 요구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기도 했고, 워싱턴 DC에서도 'Stop Discrimination by Algorithms Act of 2021'이라는 법안을 통해서 AI 자동화 영상 인터뷰와 같은 알고리즘을 채용에 사용하려는 회사에 대한 엄격한 요구 사항들을 정하고 알고리즘에 의한 차별을 금지하기로 하였다.

그래서, 일부 회사들은 지원자의 소리, 외모, 표정 등이 아니라 언급한 단어로만 점수를 반영하는 식으로 바꾸기도 하였다. 즉, 지원자가 의식적으로 제공하는 정보만 점수에 반영해야 한다는 논리이다.

 

미국 연방 규제당국은 작년에 알고리즘의 활용이 미국 차별금지법을 위반하는 것과 관련된 지침을 발표하였는데, 주요 권장 사항은 이런 내용이었다. 지원자는 해당 시스템을 이해해야 하며, 만일 알고리즘을 통한 인터뷰 평가에 대한 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대체 인터뷰 방법을 요청할 수 있는 쉬운 방법을 고용주가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 한국에서도 이런 기사들이 나오는 상황이다.

「'김치~' 미소론 어림 없어... AI 면접관은 조커의 웃음을 원한다」

(한국일보, 2023.4.18)

 

 

게 임

인공지능 영상 면접과 함께 많이 활용하는 것이 '게임 기반 평가'이다. 간단한 객관식, 기초적인 게임들을 통해서 기본 지식, 감정, 인지능력 등을 테스트하는 식이다.

 

참고) GF Game-based-assessment (링크)

 

심지어 앞에서 언급한 AI 영상면접 회사도 게임을 통한 인지능력 평가로 전환하기 시작하였다. (참고 링크)

 

이 외에도 수많은 유사 형태들의 채용 관련 게임들이 활용되고 있다. 공통적으로 여러 관련 전문가들의 연구과 내용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지만, 무엇보다도 "게임성", 게이미피케이션 관점에서의 구현 정도가 낮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자기방어기제' 문제를 많이 해결하지 못하였고, 기존의 페이퍼 방식의 IQ테스트나 인지테스트를 간단한 시각화로 구현한 정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플레이어로서 인간이라는 요소를 중시하는 게이미피케이션 관점에서는 많이 부족하기도 하다.

 

이와 반대로 과도한 게임화도 문제이기는 하다. 회사 인사담당자들의 개별적인 이해도 차이도 있지만, 비게임 컨텍스트(non-game context) 관점에서 보면 지원자들 중에는 게이머처럼 게임이 익숙한 사람들도 있고 게임 자체에 생경한 사람들도 있다. 이런 경우에 지나치게 게임성을 강조해서 어렵고 복잡한 게임으로 구현한다면 (게임 포지션을 뽑는 것이 아닌 이상에) 지원자들의 출발부터 차별이라는 문제가 부각된다. 일부 게임 디자이너들이 이를 간과하는 경우가 많은데, 적정한 게임화가 필요한 대목이다. 결국 상당수의 도구들이 게이미피케이션 또는 게임 디자이너들과의 제대로 된 협업이 없이 기존 내용을 단순 구현하는 방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게임은 (제공하지 않겠다고 하지 않는다면) 피드백 제공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유니레버 신입사원 채용

미국 비즈니스 인사이더 기사(2017.6.28)에 따르면, 영국 글로벌 소비재 회사인 유니레버(Unilever)는 위에서 언급한 AI 영상 면접과 간단한 게임(20개의 인지신경과학 기반 게임 수행, 약 12분)을 통해서 채용 프로세스의 첫 번째 단계를 디지털화 하였다. 이를 통과하면 대면 인터뷰를 하게 된다. 이를 통한 효율 증대 및 채용 관련 홍보 효과를 누리기도 했다.

(참고: "Game on! Our graduate recruitment drive’s gone digital", Unilever)

 

지금은 어떻게 되었는지를 보면 아래와 같다. 디지털화된 채용 프로세스를 하는 것은 여전하지만 4번이 인상적이다. (사실 4번은 기존에 많이 하는 내용들이기도 하다.)

1. 온라인 지원서 작성

2. (위에서 언급한 예시와 유사한) 게임 평가 수행

3. 모의 인터뷰 녹화 (사전에 정의된 역량 및 산업 관련 질문에 답을 하고, 특정 단어들을 피하고 지원직무에 적합한 내용들 위주로 언급하는 화상 녹화 수준)  

4. 최종 채용 데이(Discovery Day) 진행

  : 케이스 스터디 수행, 프리젠테이션, 그룹 활동

5. 최종 인터뷰

 

 

마무리

앞으로 어떠한 기술적 발전과 연구성과가 있을지는 아무도 정확히 모른다. 채용이라는 것은 지원자 입장에서는 최소의 노력으로 최고의 직장(금전적 + 비금전적)을 찾는 것이고, 고용주 입장에서도 최소의 비용과 노력으로 가성비가 좋은 지원자를 찾는 것이니 말이다. 어찌보면 사랑과 감정 등 인간적인 요소를 제외한다면 연애나 결혼시장과도 일부 유사한 점이 있을 수 있으며, 실제는 더 복잡하겠지만 n(지원자 수) * n(지원자별 평균 지원횟수) * n(고용자 수)와 같이 무수히 많은 경우의 수들이 존재할 것이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채용을 하는 장점이라면, 무엇보다도 고용주 또는 인사담당자의 시간과 비용 측면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채용 비용을 낮추며, 지원자들의 처리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특히 많은 면접관들이 해당 직무에 적합한 사람이 아니라 면접관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을 채용하는 문제점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인간의 비일관성과 주관성을 상당히 제거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특히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 시대에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참고) 잘못된 채용에 대한 기회비용 계산기 예시

** 여러 형태로 변형이 가능하다. 관심이 있는 분들은 계산을 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아래 [1]~[5]까지를 더해보면 된다.

[1] → ( [신규직원 연봉]/365 ) * [해당 포지션을 채우는데 소요되는 평균 일수]  

[2] → ( [인사담당자 연봉]/2080 ) * ( [지원자의 이력서를 리뷰하는데 쓰는 시간] + [인터뷰 수행하는데 쓰는 시간] )

[3] → [채용 광고 비용]

[4] → [인사관리 관련 도구 사용 비용]

[5] →  ( [신규직원 연봉]/260 ) + ( [인사담당자 연봉]/260 ) * [신규 직원을 훈련하는데 소요되는 일수] )

 

(※) 365는 365일. 2080은 하루 8시간을 감안하면 최대 영업일은 약 260일.

 

그렇지만 디지털 도구를 사용하더라도 대부분 최종에는 대면 인터뷰 또는 다른 방식의 평가를 많이 하곤 한다. 그러면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여 1단계에서 필터링을 하는 것은 마치 깔때기(funnel)과 같은 형태가 될 것이다. 

그러면 이 깔때기를 얼마나 좁게 할 것인지가 중요한 이슈이다. 너무 좁게 하면 걸러진 지원자 풀이 작으므로 더 집중해서 평가할 수 있고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많이 유리하지만, 그만큼 그래도 '괜찮은', '생각해볼만한' 지원자들이 아예 이탈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통계학에서 1종 오류(Type I error), 2종 오류(Type II error)를 생각해보면 될 것이다.)   반대로, 너무 넓게 하면 재검토 할 수 있는 여지는 많아지지만 시간과 비용 절감이라는 효율성 달성에 있어서는 문제가 생기게 된다.  디지털 도구를 활용할 때에 각 회사별 또는 직무별로 이러한 필터링 비율에 대한 심도있는 고려가 필요하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기본적인 직무나 행동 역량의 숙달보다 취업을 위해서 이러한 디지털 채용 평가에 대한 속임수와 기술들을 연마하는데 시간을 훨씬 많이 쓰거나, 평가에 대한 족보가 여기저기 돌아다니면 이러한 평가 도구들에 대한 신뢰성과 변별력은 낮아질 것이 분명하다. 물론 이러한 도구들도 지속적인 변형과 개선이 이루어지고, 이러한 '익숙해짐'을 피하기 위해서 6개월에 1번 이상 테스트를 제한하는 경우가 있기도 하다.

(참고: 'AI스튜디오'에서 비대면 채용 준비…숙명여대 '잡 스튜디오' 개소 (2023.5.9), 뉴스1)

 

전제 조건이나 상황 등의 논쟁의 여부가 많이 있지만 이런 채용 도구들로 인해 거절된 사람을 다시 받아들인 것과 이미 채용된 사람들의 성과가 동일한 경우도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 따라서, 디지털화된 채용 방식들을 활용하되, 지원자와 고용주라는 인간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복수의 디지털화된 채용 방식들을 같이 활용해서 서로의 취약점을 보완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또한, 그 외 다른 채용 평가 방식들을 혼합할 수도 있다. 물론 그러다 보면, 시간과 비용 절감, 객관성 확보 등 디지털 채용 방식들이 추구한 장점들이 상당부분 희석될 수도 있다.

 

결국은 개별 회사와 직무에 어떤 채용 방식들이 맞는지에 대한 최적 조합(Optimal Mix) 고민이 필요할 것이며, 당연히 각기 다 다를 것이다. 어찌보면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라는 말이 있듯이, 채용 도구들을 얼마나 잘 다루느냐를 넘어서 결국 회사에서의 온보딩과 성과, 개선이 더 중요하게 될 수도 있다.

 

 

기술은 인간을 신경쓰지 않는다.

 

이동현 한성대학교 지식서비스&컨설팅대학원 겸임 교수